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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들의 외식 vs 가정식

by allpluss 2025.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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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요즘은 식사 어떻게 챙겨 드셔요?”
“응~ 그냥 앞집 분이랑 점심은 식당 가서 먹고, 저녁은 대충 국에 밥 말아서 먹어.”

한순간 마음이 쿵 내려앉는다.
누구보다 가족 챙기던 엄마였는데,
정작 본인의 식사는 대충 때우는 거라니.

어르신들의 식습관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자주 ‘영양’과 ‘건강’만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훨씬 더 복합적이에요.
시간, 돈, 기분, 습관, 관계, 취향, 체력, 이 모든 게 얽혀 있죠.

이번 글에서는 외식과 가정식,
두 가지 식사 방식이 시니어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균형, 비용, 편의성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펴보려 합니다.

1. 균형 - 외식은 맛있고, 가정식은 믿음직하다?

먼저 '균형 잡힌 식사'라는 단어를 생각해볼까요.
여기엔 영양소의 조화, 신선도, 조리법 등이 포함되죠.
시니어의 경우 특히 단백질, 섬유질, 나트륨, 당류 관리가 핵심입니다.

외식의 경우, 이런 균형은 사실 좀 아슬아슬해요.
- 대부분 나트륨이 높고,
- 단백질보다 탄수화물이 많고,
- 튀기거나 볶는 조리법이 많습니다.

게다가 국, 반찬, 찌개가 너무 짜거나 자극적일 수 있어요.
나트륨 과잉 섭취는 고혈압, 신장 질환, 골다공증 위험을 높이죠.
또한 외식에선 채소의 양이 현저히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채소 반찬이라도 기름에 절여져 있다거나, 절임류 중심이죠.

반대로 가정식은 조절이 가능합니다.
기름을 덜 쓰고, 국물의 간도 약하게 하고,
채소를 충분히 넣을 수 있죠.
음식 재료의 출처나 신선도에 대한 신뢰도 높고요.

하지만 문제는, 그 ‘조절’이라는 게 체력과 의지, 시간을 요구해요.
특히 관절이 불편하시거나 혼자 사시는 분은
식사 준비 자체가 부담이 되기 쉽죠.

결론적으로,
- 외식은 맛있지만 영양 균형은 아쉬움,
- 가정식은 조절 가능하나 번거로움이 큼
이 두 가지의 타협 지점을 찾는 것이 핵심입니다.

2. 비용 - 외식이 비싸다고만 말할 수 있을까?

흔히 외식은 돈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죠.
맞습니다. 한 끼 8천 원, 두 끼면 1만 6천 원,
한 달만 계산해도 50만 원 이상입니다.

하지만 여기엔 잘 안 보이는 ‘비용 외 요소’들이 숨어 있어요.
외식을 하면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고, 걸어서 나갔다 오는 운동,
심지어 외출하면서 햇빛도 쬐고 바람도 맞는 그 일련의 시간들이
어르신의 정신 건강과 감정 균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가정식은 분명 저렴해요.
장 보기에 한 번 3~4만 원 정도면 일주일 식사는 충분하죠.
하지만 반찬 만들고, 남은 재료를 보관하고, 냉장고를 관리하는 그 모든 일들이
생각보다 에너지를 많이 씁니다.

그리고 가끔은 이렇게 말하세요.
“고기 좀 먹고 싶은데, 혼자 해먹긴 너무 귀찮아.”
이럴 때 외식은 그냥 '비싼 한 끼'가 아니라,
욕구 충족과 보상이라는 측면도 생깁니다.

그렇기에 저는 “외식 vs 가정식”이라는 이분법보다
“오늘은 외식, 내일은 가정식”의 유연한 리듬을 제안하고 싶어요.
그게 비용을 조절하면서도 삶의 만족도는 높이는 길입니다.

3. 편의성 - 편한 게 항상 좋은 건 아닙니다

시니어 식습관에서 '편의성'은 꽤 중요한 요소예요.
체력이 예전 같지 않으니 요리도, 설거지도, 마트도 쉽지 않죠.
이런 상황에서 외식은 정말 간편한 해답일 수 있어요.

전화 한 통이면 도시락 배달,
가까운 마트에 가면 즉석 조리식품,
요즘엔 어르신 맞춤 도시락도 많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너무 편하면, 스스로 식습관을 관리하지 않게 된다’는 것.
혼자 사는 어르신 중엔
“귀찮아서 그냥 컵라면만 드신다”는 경우도 있어요.
이건 분명 편한데, 위험한 상태입니다.

반면, 가정식은 번거롭지만 루틴을 만들어줍니다.
식사 준비, 식사, 정리… 이 세 단계를 반복하면서
생활 리듬도 생기고, 손도 쓰고,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편의성도 ‘나태함을 부르는 편의성’과
‘자립을 돕는 편의성’
으로 나누고 싶어요.
- 전자는 도시락만 쌓아두고 하루 종일 침대에 있는 경우,
- 후자는 냉동반찬을 전자레인지에 데우고 밥을 지어 먹는 정도.

어르신들이 스스로 식탁을 차릴 수 있는 최소한의 시스템,
예를 들면 전기밥솥, 자동 타이머, 반찬 정리통 같은 것들이
사실은 건강보다 중요한 ‘자존감 유지 도구’가 될 수 있어요.

결론: 정답은 없다. 리듬이 있을 뿐이다.

외식이 좋을까요, 가정식이 더 좋을까요?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
대신 하루하루를 건강하게 이어주는 리듬,
그게 존재할 뿐이에요.

이틀 연속 외식했다면, 그다음엔 국 하나 끓여서 집에서 먹기.
밥 하기 싫은 날엔 배달도 괜찮지만, 일주일에 한 번은 직접 장 보러 나가기.
그 작은 조절과 순환이 ‘건강한 식습관’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우리의 목표는 완벽한 식단이 아니라,
부모님이 내일도 건강하게 밥을 드시는 것입니다.
그걸 위해 우리가 함께할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이고, 돌봄이고, 곧 ‘삶’입니다.

시니어 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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