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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된장 맛이 좀 밋밋해졌지 않냐?” 엄마가 그러셨다. 나는 몰랐다. 된장이 언제 밋밋해졌는지, 아니, 옛날 된장이 어떤 맛이었는지도.
지금 우리 어르신들, 그러니까 시니어들의 밥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오늘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지방 중심의 향토 식단에서, 도시화된 간편한 한 끼로 이어지는 이야기.
지방 중심 – 예전엔 땅이 식단이었다
고추는 뒷마당에서 땄고, 된장은 장독대에서 퍼왔고, 밥은 나무로 불 피워 지었다.
- 경북 – 매운 고추장 무침
- 전라도 – 젓갈
- 충청도 – 담백한 국물요리
- 제주도 – 옥돔 구이
음식은 ‘뭐를 먹었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냐’는 이야기였다.
향토식단 – 지역의 맛은 기억의 모서리에 남는다
그땐 나물이 많았다. 묵나물, 생나물, 무친 나물, 볶은 나물…
향토식단은 재료는 단순했지만, 정성과 순서, 기다림이 중요했다. 그리고 그건 노인 세대의 느림과 맞닿아 있던 속도였다.
도시화 – 밥보다 성분표를 먼저 보는 세상
도시로 오고 나서, 밥상이 바뀌었다. 반찬은 김치 하나, 전자레인지 없으면 밥도 못 해.
- 저염 반찬
- 무설탕 간식
- 단백질 셰이크
- 유산균
- 죽팩
- 전자레인지용 국
의사 선생님 말이, 레시피보다 중요해졌다. 60대 중반이 된 엄마도 “혼자 먹으니 간을 할 맛도 안 나더라.”
결론 – 음식은 기억을 먹는 방식이기도 하다
우리는 예전처럼 땅을 갈지 못해도, 기억을 꺼내 먹는 식사는 만들 수 있다.
오늘 저녁, 마트에서 산 된장국이라도 마늘 한 조각, 대파 한 줌, 그리고 그리운 마음 하나 넣어 끓여보시길.
그 한 끼가 세월을 거스르는 위로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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