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이나 IRP에서 연금을 받을 때 단독으로만 보면 세율은 단순해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국민연금, 임대소득, 근로소득 등이 함께 발생하면, 이 소득들이 합산되어 종합소득세 과세표준에 반영됩니다. 따라서 연금 수령 시점과 방식은 단순히 세율 구간 문제가 아니라, 전체 소득 구조와 맞물린 세금 최적화 전략이 필요합니다.
1. 합산 과세의 기본 구조
우리나라 세법은 종합소득세 체계로, 다음 소득을 합산 과세합니다.
- 이자소득, 배당소득
- 사업소득(임대 포함)
- 근로소득
- 연금소득 (일정 금액 이상 시 과세 포함)
연금저축·IRP 연금소득은 연금소득세(3.3~5.5%)로 우선 분리 과세되지만, 일정 기준을 초과하거나 다른 소득이 많을 경우 종합소득세에 합산될 수 있습니다.
2. 시뮬레이션 가정
현실적인 예시를 위해 다음과 같이 가정해 보겠습니다.
- 연금저축/IRP 연금 수령액: 연 1,200만 원
- 국민연금 수령액: 연 1,000만 원
- 임대소득: 연 600만 원
- 근로소득(파트타임): 연 1,200만 원
총합은 연 4,000만 원입니다. 이 경우 어떤 세금 구조가 만들어질까요?
3. 소득별 과세 적용 방식
① 연금저축·IRP
우선 연금소득세율 5.5% 적용 → 연 66만 원 납부. 그러나 다른 소득이 많아 종합소득세 구간으로 합산되면 누진세율(6.6~45%) 영향 가능.
② 국민연금
일정 기준 초과 시 과세 대상. 위 예시(연 1,000만 원)는 전액 종합소득세 과세에 포함.
③ 임대소득
연 600만 원 이상 시 전액 과세 대상. 임대 소득세율은 종합소득세 구간과 동일.
④ 근로소득
연 1,200만 원은 비과세 구간은 아님.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에 포함.
4. 합산 과세 시뮬레이션
총 4,000만 원 소득을 종합소득세 과세표준에 반영하면, 기본공제·근로소득공제·연금소득공제를 거친 후 약 2,800만 원 과세표준이 됩니다. 이에 따라 누진세율 15% 구간 적용.
- 과세표준: 약 2,800만 원
- 세율: 15% (누진공제 108만 원)
- 세액: 약 312만 원
여기에 지방소득세 10% 추가 → 약 343만 원. 즉, 단순히 연금소득세로 끝나지 않고, 다른 소득과 합쳐져 더 큰 세금을 내게 됩니다.
5. 연령대별 시뮬레이션
① 60대 초반
국민연금 + IRP 동시 수령 시 → 과세표준 급격 상승. 생활자금이 필요하다면, IRP 수령액을 줄이고 국민연금으로 생활자금을 보전하는 전략이 유리.
② 70대 이후
IRP 세율 인하(4.4%) 적용 + 근로소득 감소 → 세금 부담 완화. 이 시점부터 IRP를 본격적으로 수령하는 것이 합리적.
③ 80세 이상
IRP 세율 최저(3.3%). 다만, 기대수명과의 균형 고려 필요. 너무 늦게 시작하면 소비 기회 상실.
6. 절세 전략 제안
- 소득 분산 수령: IRP 일부는 60대 초반, 나머지는 70세 이후로 분산
- 국민연금 연기 수령: 최대 5년 연기하면 수령액 36% 증가, 세금은 상대적으로 늦게 발생
- 임대소득 분산: 부부 공동 명의로 분산하여 세율 구간 하락 유도
- 근로소득 조정: 파트타임 근로 시 연간 500~700만 원 수준 유지 → 종합소득세 구간 최적화
7. 결론
연금 수령은 단독으로 보면 단순히 “언제 받느냐” 문제이지만, 현실에서는 국민연금, 임대소득, 근로소득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시뮬레이션 결과, 무조건 빨리 받는 것이나 무조건 늦추는 것이 정답이 아닙니다. 소득원 분산·수령 시점 최적화·세율 구간 관리가 핵심 전략입니다. 은퇴 후 자산을 지키는 길은 절세 테크닉이 아니라, 현금 흐름과 세금 구조를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