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버지의 식사 사진이 톡으로 왔습니다.
“오늘은 이게 저녁이다~”
사진 속엔 밥 한 숟갈, 김치 조금, 그리고 묵은지찌개 국물만 반쯤 담긴 그릇이 덜렁.
문득 마음이 서늘해졌습니다. 아, 이게 진짜 한국 시니어의 현실이구나 싶었죠.
60대, 70대… 몸은 조금씩 신호를 보내는데, 정작 ‘뭘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는 누구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요.
그냥 “채소 많이 먹어, 고기는 조금만 먹고” 같은 뭉뚱그린 조언들.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달라지고 있습니다.
건강식단도 유행이 있다면, 지금 시니어 식단은 꽤 세련되고, 때로는 재미있기까지 해요.
1. 단백질은 고기만? 콩물 한 컵의 위로
사실 단백질 얘기만 나오면 아직도 많은 분들이 “나는 고기 많이 안 먹어”라며 걱정부터 하세요.
하지만 고기만이 답은 아니에요. 요즘은 ‘고기 말고도 단백질’을 찾는 시대예요.
특히 두유, 콩물, 병아리콩 스프 같은 부드러운 대체식품이 시니어 사이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제가 아는 70세 시니어 모델은 하루에 아침마다 렌틸콩 오트밀을 드세요.
달지도 않고, 그냥 뜨뜻한 죽 같은 느낌인데 이게 참 든든하대요.
치아가 불편해도 먹기 좋고, 배도 부르고, 화장실도 편해진다나요?
그리고 요즘 트렌디한 시니어들은 ‘근육이 돈이다’라는 말을 해요.
병원비보다 단백질이 싸다는 말이 농담처럼 돌아다니기도 하고요.
운동을 못해도 단백질 섭취만으로도 근손실을 줄이는 데 큰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많아요.
2. 뼈는 ‘걱정의 영역’이 아니라 ‘투자의 대상’
치과에서 임플란트 상담받던 어머니가 “내가 내 뼈인데 왜 이리 비싸냐”고 한탄하시던 기억이 납니다.
웃고 넘길 일이 아니더군요.
나이 들수록 뼈는 소모품이 아니라 자산입니다.
뼈건강을 위해서는 칼슘과 비타민D, 마그네슘도 중요하지만, 요즘은 ‘기능성 식품’과 ‘조합식’이 떠오르고 있어요.
예를 들어 들깨와 멸치를 볶아 만든 스프레드, 칼슘 강화 두유, 마시는 비타민 음료 같은 것들이죠.
최근 한 백세 노인의 식습관을 본 적이 있는데, 매일 아침 다시마우유를 드신다더군요.
다시마를 곱게 갈아 우유에 넣어 마시는데, 칼슘도 풍부하고 변비에도 좋대요.
처음엔 어색했는데, 어느 순간 그게 ‘루틴’이 되었대요.
시니어의 식단은 “특식”이 아니라 “습관”으로 가야 합니다.
그게 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에요.
3. 소화는 음식보다 리듬이다
소화 이야기하면 음식 종류만 떠올리기 쉬워요.
하지만 요즘 건강한 시니어들은 ‘식사 시간 리듬’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특히 “하루에 세 번 먹지 말고, 두 번만 진짜 제대로 먹자”는 철학도 생겼죠.
한 시니어 부부는 아침 10시, 저녁 5시 두 끼만 드신대요.
중간에 소화가 안 돼서 아무것도 못 하는 시간에 에너지 낭비하지 않게 되면서 삶이 훨씬 편해졌다고 하더군요.
또, 속이 예민한 분들은 식사 전 따뜻한 보리차 한 잔을 추천해요.
‘몸을 예열’하는 개념이죠.
반대로 찬물, 아이스커피는 속을 놀라게 해서 갑작스러운 위통을 유발할 수 있어요.
많이 씹는 것도 중요한 팁이에요.
오래 씹으면 자연히 식사 시간이 길어지고, 포만감도 오래가고, 소화도 잘돼요.
치아가 안 좋다고 해서 무조건 죽만 드시기보다는, 부드럽게 익힌 채소나 수분 많은 음식으로 씹는 연습을 조금씩 늘리는 게 좋습니다.
🌱 다음 이야기: 음식 말고도 챙길 게 있다?
식단 이야기만 하다 보면 너무 음식에만 몰입하게 되는데, 사실 ‘식사 환경’도 건강에 큰 영향을 줘요.
TV 보면서 허겁지겁 먹기보다, 창가에 앉아 천천히 씹으며 음악을 틀어놓는 게 건강식 못지않은 효과를 낼 때도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요즘은 “식사 교류”도 중요해졌어요.
혼밥 대신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만드는 것.
그게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이제 너무 많아요.
식단은 단지 ‘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삶 전체’를 구성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건강식은 이제 음식이 아니라 생활 방식이란 말, 실감이 나지 않으세요?